말의 대담 (스나하라 토우코 & 미이케 로무코) (3)
- 15주년을 맞이해 데뷔한 경위에 대해서. 스나하라 선생님의 투고를 하셨던 거였나요?
스나하라: 그렇습니다. 투고해서 상을 받고 수상작을 게재하게 된 게 계기로 데뷔하게 되었습니다만....데뷔 경위가
하나도 재미 없네 ㅎㅎ
미이케: 전혀 몰랐어요. 공부가 부족했네요. 죄송해요.
스나하라: 아니예요. 그런데 옜날에는 투고가 많았었다고 생각해요. 소설쪽은 특히나
- 다른 회사에서 선생님 책을 읽고 재밌어서, 부디 저희 회사에서도!! 라는 내용의 메일을 편집부로부터 보냈는데 스나하라 선생님, 처음에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셨나봐요.
스나하라: 지금도 그래요! 지금도 말을 걸어주신 분이 진짜 거기 출판사 분인지 의심하고 있어요.
- 그게 2002년 정도였죠.
스나하라: 깨닫고 보니 20권 정도 냈네요. 시간 흐르는게 정말 빠르네요.
- 미이케 선생님의 데뷔 경위는?
미이케: 제일 처음은 소설 삽화[挿絵]를 4권정도 모아서 했었어요. 그 뒤에 BL쪽 일은 거의 안하고, 쭉 4컷 만화
그린다거나, 다른 장르의 일을 했었어요. 그러다가 BL을 제대로 하기 시작한 건 최근 10년 정도 였던거 같...습니다.
아마도....
스나하라: 삽화 일을 여러가지 하게 되면, 어디가 시작이였는지 기억하기 어렵죠.
미이케: 처음에는 이벤트에서 말 걸어주셨는데, BL이라는 게 확립되어 있지 않은 시대였고, 왜 나한테 말을 걸지?
하는 생각을 했어요.
스나하라: 이벤트 자제를 참가하신지 꽤 돼셨죠.
미이케: 벌써 20년 넘게 나가고 있네요. 원래 만화를 엄청 좋아해서 시작한 오타쿠여서, 취직했을 때 잠깐 그만둘
뻔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은 계속 하고 있네요.
스나하라: 미이케씨한테 놀란 점은 그렇게 오래 그리고 계신데도, 그림에서 나오는 인상[絵柄]이 신선하다
는 점이예요.
미이케: 감사합니다 (ㅇ////ㅇ)
스나하라: 오래 하게 되면 아무래도 선에서부터 드러나잖아요? 그런데 미이케씨는 전혀 그런게 없어서 대단하다
고 생각했어요.
미이케: 그 부분은 동인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커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. 젊은 분들 보는 기회도 많고.
스나하라: 좋은 자극은 받는다는?
미이케: 폭이 넓잖아요? [헤에~ 요즘은 이런 식인가!] 하는 느낌으로 자극이 됩니다. 그렇긴 한데 제가 볼때
약간...음 점점...선이 두꺼워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.
스나하라: 아니 그렇지 않아요. 오히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해야할까요.
미이케: 감사합니다. 기쁘네요.
스나하라: 처음 테마로 돌아가서, 저 미이케씨 이야기를 전부터 엄청 좋아하긴 했는데, 에로적인 부분은 그다지 기대를 안했다고 해야할지...
(일동 웃음)
스나하라: 그 쪽보단 내용으로 가슴에 와닿는 쪽이라고 생각했는데, 최근에는 에로한 부분도 엄청 두근거리거든요?
미이케: 예전보다 저도 이런 걸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. 행위보다는 하는 동안의 대화를 무척 좋아해요.
그리고 제 캐릭터라고 하면 에로씬이 머리가 팡 하고 움직이지 않지만 2차 창작이 되면, 이렇게 하고 싶다. 저렇게 하고 싶은 욕구가 꽤 다이렉트하게 나오네요. ㅎㅎ
스나하라: 원래 호감이 있고 나서 캐릭터를 좋아하게 되는 거니까요.
미이케: 제 캐릭터는 의외성이 적어서. 소설 삽화도 그렇지만, 다른 분의 캐릭터라고 하면 [이런 걸 하는 구나 이 아이!] 라는 느낌의 모에가 강해지는 부분들이 있어요. 그래서 에로씬도 예전보단 진지하게 그리고 있습니다.
스나하라: 저 정말 미이케씨의 에로 좋아해요. 그림으로 뚜렷하게 보여주는 게 아닌, 그, 대화라든지 슬쩍 보여주는 느낌으로 상상력을 남겨두는 듯한 방식이 좋지 않은가 하는 ㅎㅎ
미이케: 그렇죠. 아슬아슬한 정도가 제일이죠. 약간 보이지 않는 편이 상상하게 되면 즐겁습니다.
미이케 담당: 확실히, 미이케씨의 주고받음에는 수줍은[恥じらい]부분이 있지요.
미이케: ㅎㅎ 감사합니다. 공도 수도 그런 장면에선 좀 부드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걸 그리는게 즐겁네요. 아마 갭모에 같은 부분이 있는 거겠죠.
스나하라: 지난 잡지 (디어플러스)에서 전 학생회장을 그리셨죠? 그것도 좋았어요. 직업 모에 요소같은 느낌!
미이케: 맞아요 맞아요! 원래 딱딱한 스타일 쭉 좋아했었는데요. 그래서 [말의 세계]의 후지노가 대학 준교수[淮教授]
인데 좀 허당스러운 부분이라든지 뭔가 어긋나 있는 느낌이 좋아서. 딱딱했던 사람이 야한 장면에서 수줍어 하는 게 무척 재밌고, 멋잇던 공이 수에 대해선 초조해 하는 걸 보는 게 좋거든요.
- 스나하라 선생님도 [신서관 에로 번장] 라는 다른 이름을 붙여져 있는걸로 아는데요.
스나하라: 그런데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에로에 힘을 쏟지 않았어요. 아니 그 힘을 주긴 줬는데, 다섯 줄 쓰는데도
[으아아 이만큼이나 썼어] 하는 반응이였죠.
(일동 웃음)
스나하라: 그런 텐션에서 어른의 계단을 오르게 되고...
- 어떤 부분에서 전환기였나요?
스나하라: 다른 회사에 쓴 [새벽에는 좋아한다고 말해] (환동사 코믹스) 이란 작품부터 였어요. 전에는 단순하게 이야기 흐르다보니 H씬으로 들어가는 게 많았는데, 어떻게 하면 에로함을 낼 수 있는지 조금씩 생각하게끔 되었습니다
- 전에 에로씬은 체력이 없으면 쓸 수 없으니까, 마감 직전이 아닌 먼저 써둔다고 하셨는데요.
스나하라: 그런데 최신순으로 쓰는 경우가 있어 반성하고 있습니다. 에로씬은 짧게 하려하면 얼마든지 짧아지니까요.
미이케: 그런 장면은 전신을 그려야하는 게 많아서, 그리는데 시간이 걸려요. 제일 처음에는 이건 만큼은 넣어야지 라고 생각하다가, 결국은 시간이 부족해서 뭔가 하얀 걸 날려서 얼굴만 그린다든지 하는...
(일동 웃음)
스나하라: 그림으로 에로를 표현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봅니다. 전라라고 하면 우선 데생부터가 어렵잖아요.
미이케: 맞아요. 그래서 저도 먼저 그릴때도 있어요.
스나하라: 그런데 요즘 다채롭게 그리고 있으시죠.
미이케: 동인지 쪽입니다만, 좀 에로한 커플이라고 해야하나, 체격이 좋은 캐릭터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, 그 때
몸에 대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서야 데생집을 사기도 했습니다.
스나하라: 그 노력이 엄청난 결실을 맺게 했네요.
미이케: 보는 만큼 보이게 되는구나 라고 생각했어요. 원래 제가 둥그렇게 라고 해야할지 어린 듯하게 그리는 경우가 있었는데, 전보다 신경쓰게 되서 잘 그려지니까 기뻤어요.
(일동 웃음)
미이케: 자화자찬하고 있어 ㅎㅎ그래서 책으로 만들어질때 좀 더 열심히하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...
그런게 계속 반복되고 있네요.
스나하라: 그치만 만족하고 있지 않기에 다음으로 갈 수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.
- [말의~] 시리즈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개의 후각에서 나온 건데, 무척 에로씬에 알맞는 설정이네요.
스나하라: 물론 그것 부분도 있었습니다. 들리게 된다면 야하겠지 하는~
미이케: 읽는 입장에선 무척 즐거워요.
스나하라: 그런데 최근에 처음에 썼더너 작품을 다시 읽어보니 에로씬에서 [마음의 소리] 에 대한 쓰는 법이 다른거예요. 예전이 좀 더 위태로운[たどたどしい] 분위기가 났었거든요. 머리로 생각하던걸 그렇게 아름다운 문장으로 써지진 않는 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, 시리즈가 나아감에 따라 비교적 문장화(化)되버린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.
글 자체도 예전이 더 산뜻햇던 거 같고.
미이케: 그건 왠지 모르지만 지금이 행(行)이 짧아졌는 그런건가요?
詰まる
(1) 빈틈이 없을 정도로 가득 들어가다.
(2) 사물이 소통되던 곳이 막혀서 소통되지 않게 되다.
(3) 폭이나 길이 등이 짧아지다. 줄어들다
스나하라: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. 좀 더 단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쓰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.
미이케: 근데 설명이 많아져 버리는 경우도 있죠. 모노로그도 단적으로 순수한 형태가 더 좋지 않은가하는 생각도 듭니다만.
미이케 담당: 순간적인 상황에선 그렇게까지 어려운 말을 하진 않으니까요.
미이케: 그렇죠. 그래서 잘 나눠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.
스나하라: 이걸로 전달이 될까 하고 걱정을 하다보면 어느새 쓸데 없는 부분까지 설명이 붙는다고 해야할까..
미이케: 그렇게 되죠. 저도 방향을 잃고 말풍선[吹(き)出し] 을 열어둔 채로 ネーム를 넘기는 경우가 있었어요. 1
ネーム: 만화를 그릴 때 컷 분할, 컷에 대한 구성, 대사, 캐릭터 배치등을 대충 표시한 것. 단순하게 コマ割 / ラフ・ネーム / ラフ / 絵コンテ 등으로 불리는 경우도 있다. 좁은 의미로는 캐릭터의 대사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음.
영화. 드라마에서 그림으로 되니 콘티에 가까운 것으로 이야기를 영상적으로 보여지길 요구 된다. 즉, 만화의 설계도
이면서 실제로 이 단계에서 어떤 작품으로 완성되는지가 대부분 결정된다.
순서는 우선 만화가와 편집자가 회의를 한 후 네무를 그려, 그걸 수정해나가면서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원고를 그리는 경우가 많다. 혹은 스토리를 만화원작자가 담당한다던지, 소설을 만화화 할 경우 원작자가 처음부터 네무 형식으로 제출한다던지, 소설이나 각본형식의 원작을 만화가가 네무로 하는 경우도 있다. 또 [종말의 세라프] 처럼 원작이 소설가, 그림을 담당하는 일러스트가 같이 네무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각본 형식의 원작으로부터 네무를 작성하는 담당자가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. 그림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잘은 모르겠는데 아마 러프(rough)를 말하는 게 아닐까 한다.
스나하라: 열어둔채로ㅎㅎ?
미이케: 대체적으로 이런게 들어가는 식의 느낌으로. 결국 완성하고 보니 간단한 말이였다는 그러한...
어렵네요. 말을 고른다는 건.
- 만화에서 대사를 쓰기 위한 둥근 테두리 [본문으로]